🌿 수경재배 일지

❄️ 펠티어 냉각, 현실은 전기요금 폭탄 – 여름 수경재배를 멈추기로 한 이유

헬로굿프렌즈 2025. 6. 28. 10:45

이번 여름, 수경재배에 있어 가장 큰 고민은 ‘수온’이었습니다.
실내 온도는 26도를 넘고, 양액의 온도도 함께 상승하면서 뿌리 썩음 위험이 커졌습니다.
고민 끝에 선택한 건 펠티어 소자를 활용한 냉각 시스템이었습니다.


❄️ 펠티어 냉각 실험 – 기대와 현실 사이

수온을 안정적으로 낮추기 위해
펠티어 소자 1개와 워터블럭, CPU 쿨러를 활용한 냉각 시스템을 구성했습니다.
샤오미 수온 센서와 스마트 스위치를 연동해
1시간에 15분씩 자동으로 펌프를 작동시키는 간헐 순환 방식을 구상했지만,
실내온도 26도에서 목표 수온까지 도달하지 못해 결국 24시간 가동 상태가 되었습니다.

결과는 수온 약 4도 하락.
펠티어 1개로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한계였습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펠티어 소자 2개, 대형 워터블럭, CPU 쿨러 추가 구성품을 해외직구로 주문했고,
배송이 시작되면서 저도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장비가 한국에 도착하던 그 무렵,
전기요금 고지서가 도착했고, 요금은 11만 원을 초과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모든 판단이 달라졌습니다.
지금 시스템을 그대로 2배 이상 확장하게 되면
전기요금은 제어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결국 저는,
장비가 도착하기도 전에 실험을 멈추기로 결정했습니다.


⚠️ 전기요금 폭탄 – 시스템보다 더 무서운 현실

6월 전기요금 고지서에 찍힌 금액은 11만원을 초과
수돗물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펠티어 냉각 시스템은 결국 ‘냉각된 고비용’이었습니다.

장비를 이미 다 갖춘 상태였지만,
과감히 설치를 취소했습니다.
효율을 따지기엔 너무 큰 지출이었습니다.


🌡️ LG 미니틔움 4대도, 여름엔 한계

현재 저는 LG 미니틔움 4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3대는 실제로 가동 중이며,
남은 1대는 실내 온도 문제로 실행을 취소한 상태입니다.

가동 중인 장비들도 LED 조명과 밀폐 구조 때문에
내부 온도 상승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여름철 재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지금은 온도 유지가 비교적 쉬운 LG 정식 틔움 1대만 주력으로 사용하고,
미니틔움은 무리하지 않고 여름을 지나 가을 이후에 다시 활용할 계획입니다.


🌿 결국, 중요한 건 ‘식물 선택’

이번 실험을 통해 배운 건 간단합니다.
수경재배의 성패는 장비가 아니라 식물에 달렸다.

무리해서 시스템을 강화하기보다,
여름에 맞는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길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고온에 강한 바질을 중심으로 전환 중이며,
4단 수경재배기는 8월 말 또는 9월 이후 다시 가동할 예정입니다.


🚚 새로운 시작, 다시 발아부터

어제 드디어 알리에서 주문한 36구 LED 발아기가 도착했습니다.
물건을 받고 바로, 준비해둔 안면배지에 바질 씨앗을 심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해당 내용을 정리해 블로그에도 업로드를 완료했죠.

이제 남은 건 새싹이 배지를 뚫고 나오는 순간을 기다리는 일뿐입니다.
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4단 수경재배기를 다시 가동할 예정입니다.
무리한 냉각 장비가 아닌, 계절에 맞춘 작물과 타이밍으로 다시 출발합니다.


🔚 마무리하며

수경재배는 단순히 식물을 키우는 일이 아닙니다.
매일 환경을 점검하고, 조정하고, 때로는 과감히 멈추거나,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는 일입니다.

이번 여름, 저는 펠티어 냉각 실험을 통해
‘더 강한 시스템’보다 ‘식물에 맞는 환경을 기다리는 인내’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발아기 속에서 바질 씨앗이 자라나는 중입니다.
이번에는 조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과거엔 새싹이 나오자마자 옮겼지만,
이번엔 뿌리가 충분히 자라고 배지에 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린 후 수경재배기로 옮길 예정입니다.

배지 표면엔 녹색빛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녹조인지, 단순한 조도 반응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확실한 건 ‘성장은 진행 중’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발육 속도는 다소 느린 듯 보입니다.
이 지연이 조도, 수분, 뿌리 밀도 때문인지
직접 기록하고 관찰하면서, 저만의 방식으로 해결법을 찾는 공부를 해보려 합니다.

이번 여름, 저는 식물이 아닌 저 자신이 더 많이 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바질의 첫 새싹이, 조심스럽고 단단한 시작이 되어주길 바랍니다.